2017년 8월 1일 화요일

비에도 지지않고 - 미야자와 겐지

미야자와 겐지 (1896-1930)

일본에서 사랑받는 동화작가이자 교육자, 농업학자입니다. 미야자와 겐지는 부자집 아들로 태어났지만, 가난한 사람을 대상으로 전당포를 운영하는 아버지가 옳지 못하다고 여겼습니다. 아버지를 떠나 가난한 농민들을 위한 삶을 살고자 농업을 연구하였고 극도로 청빈한 생활을 하며 희생하는 삶을 몸으로 보여주었습니다. 농민의 삶으로 뛰어들면서 동시에 동화 창작에도 몰두합니다. 애니메이션 은하철도 999에 모티브가 되었다고 알려진 '은하철도의 밤' 이외도, 구스코 부도리의 전기, 첼로 켜는 고슈', '주문이 많은 음식점' 등 많은 100여편의 동화야 40여 편의 시를 남겼습니다.
'비에도 지지 않고'라는 그의 시는 그림책으로도 발간될 만큼 유명합니다.

(그림책 공작소 2015년)



비에도 지지 않고

비에도 지지 않고 바람에도 지지 않고
눈에도 여름 더위에도 지지 않는
튼튼한 몸으로 욕심은 없이
결코 화내지 않으며 늘 조용히 웃고
하루에 현미 네 홉과 된장과 채소를 조금 먹고
모든 일에 자기 잇속을 따지지 않고
잘 보고 듣고 알고 그래서 잊지 않고
들판 소나무 숲 그늘 아래 작은 초가집에 살고

동쪽에 아픈 아이 있으면 가서 돌보아 주고
서쪽에 지친 어머니 있으면 가서 볏단 지어 날라 주고
남쪽에 죽어가는 사람 있으면 가서 두려워하지 말라 말하고
북쪽에 싸움이나 소송이 있으면 별거 아니니까 그만 두라 말하고
가뭄 들면 눈물 흘리고 냉해 든 여름이면 허둥대며 걷고
모두에게 멍청이라고 불리는
칭찬도 받지 않고 미움도 받지 않는
그러한 사람이 나는 되고 싶다.

(이 시는 2011년 동일본 지진으로 실의에 빠져있는 일본인들을 격려하기 위해 영화배우
와타나베 켄이 낭독하기도 하였습니다.)

겐지는 급성 폐렴으로 37살의 나이에 세상을 떴났다. 그가 살았던 이와테 현은 냉해와 가뭄이 매우 심한 곳이었다고 합니다. 겐지는 그곳에서 함께 살아가던 고통받는 이들과 공감하고자 노력했습니다. 작가는 시에서처럼 마을 변두리에 소박한 작은 집을 짓고 살았다고 합니다. 담담하고 꾸밈없이 쓰여진 이 시는 소박하지만 강인한 정신을 가진 작가 자신처럼 잔잔하지만 강한 인상을 줍니다.

시대가 어려울수록, 사람들이 마주치는 절망이 클수록 이 시는 더욱 사랑받는 것 같습니다.


  '우리는 대개 똑똑하게 살고 싶어 합니다. 그러한 우리에게 '멍청이'처럼 살고 싶다는 이 작품은 생각할 거리르 던져줍니다. 우리가 모두 '멍청이'처럼 산다면, 이 세상이 더 평화롭지 않을까요? 자기 잇속만 챙기는 똑똑한 사람들 때문에 세상이 더욱 살기 힘든 곳이 되어가고 있으니까요. _옮긴이의 말 중에서(엄혜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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